거상춤

한국무속신앙사전
[거상장단](/topic/거상장단)에 맞춰 추는 굿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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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상장단](/topic/거상장단)에 맞춰 추는 굿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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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승
정의[거상장단](/topic/거상장단)에 맞춰 추는 굿춤.
내용거상춤을 긴춤 또는 얼싸춤이라고도 부른다. 거상(擧床)은 무속에서 의례상을 진설하여 신에게 바치는 행위를 말한다. 거상 행위에는 악가무를 동반한 의례가 뒤따르게 되는데, 이때 거상악(擧床樂)이라고 부르는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이 거상춤이다.

황해도 무속의례에서의 거상악은 장구장단에 맞추어 구음과 함께 [피리](/topic/피리)•[대금](/topic/대금)•[해금](/topic/해금) 연주를 곁들인다. 거상춤을 추기 위해선 먼저 무당이 신을 청하는 청배소리 만수받이를 한다. 청배가 끝난 후 [신내림](/topic/신내림)을 하고, 이어서 상장구(장구잽이)와 징잽이가 연주하는 [거상장단](/topic/거상장단)에 맞춰 춤을 시작한다. 구음 형식은 “얼싸” “에에” “어얼싸” “얼싸…“를 한 마루로 잡고 이를 반복한다. 구음 형식 때문에 거상장단을 얼싸장단이라고도 부르며 이러한 장단에 따른 춤도 얼싸춤이라고 한다.

거상춤은 손놀림, 몸 굴림, 발 디딤 삼요소가 전형화되어 아홉 [가지](/topic/가지)로 짜여진 구기법(九技法)으로 춘다. 손놀림에는 양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유기적으로 숫자 8의 형태를 그리는 양사위, 손바닥을 서로 마주보게 하면서 양손을 번갈아가며 움직이게 하는 양우선, 양손을 일(一)자 형식으로 위아래 엇갈리며 올렸다 내렸다 하는 몰아치기 등이 있다. 몸 굴림에는 몸 전체를 앞뒤로 굴리는 굴리기, 어깨를 중심으로 몸 전체를 좌우로 비틀어 치는 좌우치기, 몸을 위아래로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몸 전체가 들썩거리게 하는 들치기가 있다. 발 디딤에는 발을 움직일 때 디딤과 디딤 공간을 이어주는 연속 동작의 연(連) 기법, 몸을 전체적으로 회전시키는 회(回) 기법, 몸 전체가 땅바닥으로부터 떨어지도록 뛰는 도(跳) 기법 등이 있다.

거상춤은 거상장단에 맞추어 추지만 의례 진행에 따라 형태 또한 변화한다. 의례 진행에 따라 거상장단이 차츰 빨라[지게](/topic/지게) 되면서 춤 형태도 빠르게 바뀌어 간다. 의례 변화에 의한 거상춤 진행 과정을 세분화하면 다음과 같다. [장삼](/topic/장삼)을 머리 위에 얹거나 얼굴을 가리고 칠성, 제석께 절을 올리는 제배춤이 있다. 제배는 일곱 번 하며, 양손으로 장삼을 휘어잡고서 머리 위로 올렸다가 무릎을 꿇고 앉으면서 동시에 바닥으로 엎드려 절을 하면서 춘다. 제배춤이 끝나면 벅구장단으로 바뀌어 [벅구춤](/topic/벅구춤)이 이어진다. 벅구장단 음을 소리로 표현할 때 ‘덤쿵’으로 표기하기 때문에 이 대목의 음악을 덤쿵장단이라고도 한다. 벅구춤(또는 덤쿵춤)은 제배춤을 마[무리](/topic/무리)한 후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시작된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어깨를 바닥에 밀착하여 머리를 숙인 상태에서 양손을 앞뒤로 돌리면서 땅을 휘저으며 춘다. 장삼 소매를 양손으로 휘어잡고 좌우로 뿌리기도 하고, 양손을 합쳐 장삼을 감싸 잡고 양어깨로 올렸다 내렸다 하기도 한다. 벅구춤을 춘 후, 이어지는 춤은 넘길춤이다. 넘길춤은 장단을 다음 장단으로 넘기는 일명 넘길장단에 추는 춤이다. 넘길춤 다음으로 이어지는 춤은 [부채춤](/topic/부채춤)이다. 칠성부채를 펴서 좌우로 번갈아 가며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춘다. 부채춤을 춘 후에는 양손으로 장삼자락을 휘잡고 추는 장삼춤으로 이어진다. 장삼춤을 추고 나면 [바라춤](/topic/바라춤)을 춘다. 양손의 바라를 머리 위로 그리고 양어깨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양사위로 춘다. 바라춤 다음으로 연결되는 춤은 [칠성검](/topic/칠성검)춤(또는 칠성칼춤)이다. 칠성칼을 양손에 들고 추기도 하고 무당에 따라 오른손에 외검을 들고 추기도 한다. 칠성검춤 다음으로 추는 춤은 [삼현춤](/topic/삼현춤)이다. 삼현춤은 삼현장단([타령장단](/topic/타령장단))에 맞춰 여러 [춤사위](/topic/춤사위)를 구사하면서 흥겹게 추는 춤이다. 이때는 주로 맨손으로 어깨춤을 추면서 상징적인 표현을 하기도 한다. 삼현춤을 출 때는 장구잽이와 징잽이가 구음을 곁들인다. 마지막으로 추는 춤이 막춤이다. 이때에는 막장단이 연주된다. 양사위와 [연풍대](/topic/연풍대)가 주를 이루는 춤이다. 이와 같이 거상춤은 의례 진행에 따라 제배춤, 벅구춤(덤쿵춤), 넘길춤, 부채춤, 장삼춤, 바라춤, 칠성검춤(칠성칼춤), 삼현춤, 막춤 등 총 아홉 가지 형태로 짜여진 기다란 춤이다.

거상춤은 신의 행동이나 지시를 전달하고 신령의 말씀을 표현하는 춤이다. 또한 춤을 추어 신을 기쁘게 하고 무당 자신의 흥을 돋우는 기능을 한다. 그야말로 예술적인 감각을 조건화하지 않고 신들인 무당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표현양식이 우선시되는 춤이다. 즉 예술적 미 감각을 삽입시켜 남에게 보여주는 춤이 아니라 무당이 신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상징화하는 춤인 것이다. 따라서 거상춤은 무당 자신이 신령과 접신하기 위한 춤이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춤이라기보다 신과 더불어 노는 흥에 겨운 춤이고, 신앙적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춤이다.
참고문헌한국의 전통춤 (정병호, 집문당, 1999)
굿춤의 구조와 본질 그리고 미적양상-민속예술의 정서와 미학 (양종승, 한국민속학회, 1999)
황해도 굿춤의 원리와 형식성 고찰-우리춤 연구 (양종승, 한양대학교 우리춤연구소,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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