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본풀이

한국무속신앙사전
제주도 무속에서 구송되는 것으로, 집안의 여러 공간, 즉 올레주목정쌀과 동서남북중앙 및 앞문, 뒷문, 그리고 조왕 및 측간을 지키는 신들에 관한 본풀이. 전형적인 [계모담](/topic/계모담)이다. 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 제차명(祭次名)이라기보다는 문전신에 관한 본풀이, 즉 신화라 할 수 있다. 는 큰굿의 일부로도 행해지고 있지만 집을 새로 짓거나 혹은 증축했을 때 행하는 [성주풀이](/topic/성주풀이)와 같은 굿에서 구송되고 정초에 문전비념 같은 것을 할 때도 구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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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무속에서 구송되는 것으로, 집안의 여러 공간, 즉 올레주목정쌀과 동서남북중앙 및 앞문, 뒷문, 그리고 조왕 및 측간을 지키는 신들에 관한 본풀이. 전형적인 [계모담](/topic/계모담)이다. 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 제차명(祭次名)이라기보다는 문전신에 관한 본풀이, 즉 신화라 할 수 있다. 는 큰굿의 일부로도 행해지고 있지만 집을 새로 짓거나 혹은 증축했을 때 행하는 [성주풀이](/topic/성주풀이)와 같은 굿에서 구송되고 정초에 문전비념 같은 것을 할 때도 구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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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자
정의제주도 무속에서 구송되는 것으로, 집안의 여러 공간, 즉 올레주목정쌀과 동서남북중앙 및 앞문, 뒷문, 그리고 조왕 및 측간을 지키는 신들에 관한 본풀이. 전형적인 [계모담](/topic/계모담)이다. 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 제차명(祭次名)이라기보다는 문전신에 관한 본풀이, 즉 신화라 할 수 있다. 는 큰굿의 일부로도 행해지고 있지만 집을 새로 짓거나 혹은 증축했을 때 행하는 [성주풀이](/topic/성주풀이)와 같은 굿에서 구송되고 정초에 문전비념 같은 것을 할 때도 구송되고 있다.
내용는 수차례 채록ㆍ보고되어 자료가 많은 편이다. 『朝鮮巫俗の硏究』 上(赤松智城ㆍ秋葉隆), 『제주도무속자료[사전](/topic/사전)』(현용준),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진성기), 『제주도 [무속신화](/topic/무속신화)-열두본풀이 자료집』(문무병), 『제주도 큰굿자료』(제주도ㆍ제주전통문화연구소), 『제주도 무속과 서사무가』(장주근), 『이용옥 심방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등에 소개되어 있다. 다른 자료의 내용을 보완하되 『제주도무속자료사전』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승전 땅에서 살고 있는 열다섯 살 된 조정승따님애기가 연방층에서 빨래하고 있었는데, 이 세상으로 공부하러 내려온 하늘옥황 수문대장 아들이 지나다가 그녀를 보고 반하여 물을 달라 하면서 접근하고 손목을 잡는다. 수문대장 아들은 공부를 마치고 돌아올 때 그녀를 다시 찾기로 약속하고 둘은 헤어진다. 하늘에서 수문대장 아들에게 결혼을 위해 올라오라는 소식이 오자 수문대장 아들은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고자 한다. 그런데 도중에 연방충을 지나게 되어 옛일이 생각나자 조정승따님애기 집을 찾아가 함께 밤을 지낸다. 새벽이 되어 조정승따님애기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니 수문대장 아들은 함께 떠나 이 세상과 하늘옥황 사이에 살림을 차리자고 제의한다.

그러나 두 신이 함께 살다 보니 생불꽃이 내리기 시작하여 어느덧 남자형제 일곱을 낳게 되었다. 가난하여 도저히 살 수 없게 되자 부인은 남편에게 다른 나라에 가서 무곡을 사와 장사나 해 보라고 제의하고, 남편은 배를 타고 떠나가서 삼 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부인은 아들들에게 신이나 삼아 달라고 하여 밤마다 곳곳을 헤매며 남편을 찾아다니는데, 매일 삼아주는 [신발](/topic/신발) 일곱 켤레가 흔적도 없이 닳자 아들들은 어머니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한다. 막내아들 녹디셍인의 제의에 따라 어머니 뒤를 밟은 후 아들들은 의심을 풀고 어머니에게 배를 만들어 주며 아버지를 찾아보라고 한다.

배가 오동국에 도착했을 때 조정승따님애기(『제주도무속자료사전』에는 여산고을 여산부인으로 되어 있음)는 그곳에서 새 쫓는 아이의 노랫소리를 듣고 남편이 있는 곳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남편이 노일제대귀일의 딸에게 속아 가져간 재산을 다 탕진하고 오동국에서 그녀와 함께 구차하게 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남편은 본부인이 해준 밥을 먹고 옛날 맛을 알아보고 부부는 해후를 한다.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큰부인을 보고 형님이라 부르며 함께 본집으로 돌아가자 해놓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함께 목욕을 하면서 큰부인을 물에 밀어 넣어 죽인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큰부인인 것처럼 꾸민다. 아들들은 부모가 돌아오는 줄 알고 옷들을 벗어 다리를 놓는데, 일곱째 아들인 녹디셍인만은 어머니가 다슴어멍(계모)인 줄 알고 칼선다리를 놓는다. 아들들은 어머니가 집을 잘 못 찾고, 열쇠와 쌀이 있는 곳도 잘 모르며, 숟가락 등의 기물을 뒤죽박죽 놓는 것을 보고 자신들의 진짜 어머니가 아님을 알게 된다.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일곱 아들을 죽이기 위해 거짓으로 아픈 척하고, 남편에게 자신을 살리고자 하면 길에 가서 문복(問卜)을 해 보라고 한 후 자신이 문복쟁이로 가장하여 남편에게 일곱 아들의 애(간)를 먹어야 병이 낫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런 일을 두 번이나 하여 남편으로 하여금 그 말을 철저하게 믿도록 만드니 남편은 결국 아이들을 죽이고자 한다. 마침 불을 빌리러 온 청태산 마고할망이 일곱 형제의 아버지인 남선비가 칼 가는 것을 보고 이유를 묻다가 놀라서 일곱 아들들에게 그 사실을 얘기하니, 막내아들은 부친에게 가서 “아버님이 우리 일곱 애를 내면 우리 몸에 흙을 끼얹으려고 해도 일곱 [삼태기](/topic/삼태기)나 들어 힘이 들 것인데, 제가 산에 가서 형님들의 애를 내어 올 터이니 아버님은 나중에 나 하나만 죽여 애를 내어 어머니를 드리라”고 한다. 막내가 칼을 받아 형들과 함께 산에 올라 어머니의 현몽에 따라 노루를 잡고, 다시 노루의 가르침에 따라 새끼돼지 여섯 마리의 애를 내어 노일제대귀일의 딸에게 갖다 주니,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입에다가 피를 묻힌 후 여섯 개의 애를 [자리](/topic/자리) 밑에 묻어 두는데, 문틈으로 이것을 보고 있던 막내아들이 달려들어 그녀의 쉰댓 자 머리를 잡아 한쪽 편에 엎질러 두고, 양쪽 손에는 애를 세 개씩 들고 [지붕](/topic/지붕)꼭대기에 올라 동네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도망가다가 측간에서 수패머리로 목매어 자살하고 남선비는 도망가다가 [정낭](/topic/정낭)에 걸려 죽는다. 아들들은 노일제대귀일의 딸 시신을 조각조각 분산하여 다른 생물로 화신시키는데, 양각으로는 측간의 드딜팡(변을 볼 때 디디고 앉는 넓은 돌), 대가리로는 돗[도고리](/topic/도고리)(돌을 파서 만든 돼지먹이통), 머리터럭으로는 바다의 페(해조류의 일종), 입으로는 솔치(어류의 일종), 손톱과 발톱으로는 쒜굼벗 돌굼벗(딱지조개의 일종), 배꼽으로는 굼벵이, 하문으로는 대전복과 소전복, 그리고 몸체는 빻아 각다귀와 모기를 만든다. 일곱 아들은 배를 타고 오동국으로 가 못 속에서 어머니의 시체를 찾아내고, 서천꽃밭에 가서 도환생꽃을 가져와 죽은 어머니를 살려낸다. 녹디셍인은 어머니가 물에 오래 있어 춥다 하자 불이 있는 [부엌](/topic/부엌)의 조왕신으로 들어서게 하고, 아버지는 올레주목정쌀 지신으로, 다슴어멍은 측간신으로, 위의 다섯 형은 각각 동•서•남•북•중앙의 대[장군](/topic/장군)으로, 여섯째 형은 뒷문전에 좌정케 하고, 자신은 일문전으로 들어선다.
지역사례와 유사한 줄거리를 가진 육지의 [무속신화](/topic/무속신화)는 관북지방 무속의 와 관서지방의 , 그리고 충남·호남지방의 또는 등이 있다. 이 신화와 유사한 내용의 신화가 가 아니라 ‘칠성’과 관련된 명칭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들 신화에 나오는 아들이 일곱으로서 이들이 나중에 하늘에 있는 북두칠성이 되기 때문이다.
의의는 [계모담](/topic/계모담)적 성격을 지닌 신화다. 여기에 등장하는 후처로서의 계모는 전처를 죽일 뿐만 아니라 전처의 자식들을 구박하고 죽이려고까지 하는 전형적인 악인형 계모이다. 이런 면에서 이 신화에 등장하는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전형적인 팜므파탈형 인물로 연구된 바 있다. 이 신화에는 부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자기 자식도 죽일 수 있다는 부성부재(父性不在)의 모습도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인물형의 설정은 모두 신화적 원리와 상관이 있다.

는 집안의 여러 공간, 즉 올레주목정쌀과 동•서•남•북•중앙 및 뒷문과 앞문, 그리고 [부엌](/topic/부엌)과 측간을 지키는 신들에 관한 본풀이라 할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신은 문전[一門前]신과 조왕신(竈王神)이다. 이 신화의 특징은 가족구성원 중 하나하나가 집안의 어떤 특정한 공간을 하나씩 차지하는 신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신화에 나타나는 가족구성원이 어떤 공간을 맡고 있는지 살펴보면 여기에는 이 신화를 창조한 집단의 집공간에 대한 인식이 드러난다.

집 구조와 관련해 볼 때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와 집안으로의 통로, 즉 문(門)은 전부 남성신의 공간이다. 거리로부터 집안으로 들어오기까지의 길인 올레 및 집 외부와 내부의 경계지역인 주목정쌀은 아버지인 부신(父神)이 맡고 있다. 그리고 집과 같은 건물의 동서남북 및 중앙과 앞문, 뒷문은 일곱 아들이 맡고 있는데, 여러 문 중에서 앞문이 제일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의 실제적 주인공은 막내인 일곱째 아들 녹디셍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앞문을 지키며 집안의 모든 곳을 관장하고 있다. 집에서는 아들, 그중에서도 특히 말자(末子)가 중시되고 있는 것이다. 남성들은 집의 외부 및 경계지역에서 집안을 보호하는 자, 집안의 안전과 평화를 수호하는 자로 인식되었다.

집 외부 공간 및 집 외부와 내부가 만나는 경계지역으로서의 문의 공간을 남성공간으로 인식한 데 반해 신화창조집단은 집 내부 공간인 부엌과 측간을 여성공간으로 인식했다. 모신(母神)은 부엌의 조왕신이 되고 첩신(妾神)은 측간신이 되는 결말에서 이런 인식이 잘 나타나 있다. 어머니, 즉 한 집안의 안주인이 조왕신(竈王神)이 된다고 하는 사실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신화에서는 첩에 의해 살해당한 어머니가 물 속에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추울까봐 아들들이 하루 세 번 불을 쪼이며 살라고 어머니를 조왕신으로 좌정케 한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모신은 물의 신이며 동시에 불의 신이라는 성격을 지니는데, 표면적으로는 후자의 성격이 더 강조되고 있다. 물신이며 불신인 조왕신은 부엌에 있는 신이다. 물과 불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음식을 먹어야 살 수 있는데, 물과 불은 바로 이러한 음식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물과 불은 사람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물은 생명을 있게 하고, 불은 열을 내어 음식을 익히고 또 빛을 발하여 어둠을 밝힌다. 어둠을 밝힌다는 것은 암흑을 제거하고 빛을 가져다준다는 뜻이기도 한데, 빛은 곧 희망을 상징한다. 에 나오는 조왕신은 부엌에 있는 물과 불의 신이지만, 그렇다고 물과 불을 처음으로 발견했거나 발명한 신은 아니다. 이 여신은 다만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물과 불을 지키는 수호신적 성격을 지닌다. 한 가정의 어머니가 부엌신이자 물신ㆍ불신이 되었다는 것에는 신화창조집단이 어머니라는 존재를 생명의 신이며 집안의 가장 은밀한 곳인 안쪽에서 집안을 지키면서 가족에게 양분과 원동력을 주고 집안을 따뜻하게 하며 희망을 주는 존재로 인식했다는 것이 반영되어 있다.

친어머니와 의사(擬似) 어머니인 첩이 각각 조왕신과 측간신으로 나타나는 것에도 신화적 의미가 있다. 부엌과 같은 곳은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에 원래부터 여성공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 집안의 어머니였던 존재가 이곳을 지키는 수호신이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전통사회에서 측간은 비교적 집 바깥에 있었는데, 이곳을 지키는 신이 어떻게 여신으로, 그것도 첩이었던 존재가 신으로 되고 있는지는 좀 의아한 면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다음과 같은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측간은 부엌과 기능상 정반대적 성격을 가진 공간이다. [부엌 : 측간] = [음식을 만드는 곳 : 음식을 배설하는 곳] = [깨끗한 곳 : 더러운 곳] = [집안의 안쪽 : 집안의 바깥쪽] = [집안의 중심지 : 집안의 변두리] 이렇게 보면 부엌과 측간은 냄새 때문이거나 기능상으로라도 서로 붙어 있거나 가까워질 수 없는 공간이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도 ‘변소와 부엌은 멀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둘은 가까울 수 없는 공간이지만 먹을 것을 만들고 또 그것을 배설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연결되는 고리가 있다. 따라서 부엌이 여성공간이라 한다면 측간도 여성공간이 될 수 있다. 부엌과 측간이 서로 가까워질 수 없는 것처럼 인간사에서도 가까워지려야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본부인과 첩의 관계일 것이다. 신화창조집단은 이러한 공간상의 기능과 인간사의 관계를 알고 속에서 부엌신과 측간신을 본부인과 첩의 관계로 상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서 신화를 창조해낸 집단이 얼마나 논리적이고도 체계적인 사고를 했던가를 엿볼 수 있다.
참고문헌朝鮮巫俗の硏究 上 (赤松智城ㆍ秋葉隆, 조선총독부, 1937)
제주도무속자료[사전](/topic/사전) (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의 연구 (서대석, 진단학보 65, 진단학회, 1988)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 (진성기, 민속원, 1991)
제주도 [무속신화](/topic/무속신화)-열두본풀이 자료집 (문무병, 칠머리당굿보존회, 1998)
제주도 무속과 서사무가 (장주근, 역락, 2001)
한국 무속신화에 나타난 모신상과 신화적 의미 (이수자, 우리문학의 여성성ㆍ남성성-고전문학편, 도서출판 월인, 2001)
제주도 큰굿자료 (제주도ㆍ제주전통문화연구소, 2001)
제주도 무속을 통해서 본 큰굿 열두거리의 구조적 원형과 신화 (이수자, 집문당, 2004)
이용옥 심방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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