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속신앙사전
씻김굿에서 [고풀이](/topic/고풀이)를 할 때 사용하는 무구. ‘고’는 기다란 천이나 줄을 둥글게 매듭짓는 것을 말한다. 고싸움의 ‘고’나, 옷고름의 ‘고름’이 비슷한 용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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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김굿에서 [고풀이](/topic/고풀이)를 할 때 사용하는 무구. ‘고’는 기다란 천이나 줄을 둥글게 매듭짓는 것을 말한다. 고싸움의 ‘고’나, 옷고름의 ‘고름’이 비슷한 용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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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엽
정의씻김굿에서 [고풀이](/topic/고풀이)를 할 때 사용하는 무구. ‘고’는 기다란 천이나 줄을 둥글게 매듭짓는 것을 말한다. 고싸움의 ‘고’나, 옷고름의 ‘고름’이 비슷한 용례라고 할 수 있다.
내용고는 전라도와 충청도 등지에서 고를 맺어 푸는 의식에서 사용된다. 전남 지역 씻김굿에는 [고풀이](/topic/고풀이)라는 독립된 절차가 있지만, 전북 등지에서는 독립된 절차 대신 굿거리가 끝날 때마다 끝부분에서 고를 풀어준다. 고풀이는 무녀가 무가를 부르며 망자의 맺힌 고를 풀며 우환근심 없이 저승으로 갈 수 있기를 기원하는 거리다. 무녀는 고 끝을 쥐고 무가를 부르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둥근 매듭은 이승에서 풀지 못한 한의 표시다. 한이 맺혀 있으면 이승을 떠나 저승에 갈 수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굿에서는 그것을 하나하나 풀며 원혼을 달랜다. 그래야만 극락왕생 할 수 있다고 여긴다. 고를 풀고 나면 다시 고를 만들어 풀기를 반복한다. 망자 영혼의 수만큼 맺고 풀기를 반복한다.

무당들은 고를 ‘苦’라고 해석한다. 진도 채정례 무녀의 고풀이 무가에는 저승고, 산신(山神)고, 원한(怨恨)고, 해원(解寃)고가 나오며, 이 밖에 거리중천고•황천시왕고 등이 거론된다. 무녀들은 고가 잘 풀려야 좋다고 여긴다. 만약 풀리지 않은 고가 있으면 망자가 이렇게 맺힌 데가 있어서 집안에 우환이 든다는 식으로 가정의 불행을 풀이한다. 고풀이에서 사용된 고는 길닦음에서 ‘질베’로 사용된다. 고풀이에서는 이승의 맺힌 한이 매듭지어진 ‘고’이지만, 그것이 풀린 후 베는 길닦음에서 ‘길’이 된다. 이승의 원한이 풀리면 그로 인해 극락으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고와 고풀이는 세습무굿의 상징성을 잘 보여 준다. 강신무굿에서는 무당의 입을 빌려 직접적으로 한풀이를 한다. 그러나 전라도굿에서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이승에서 맺힌 삶의 응[어리](/topic/어리)를 고로 매듭지었다가 무녀가 아름답고 단순한 춤을 추면서 그 고를 풀어간다. 맺힌 고가 하나씩 풀려가는 것을 보는 사람들은 망자가 이승의 결박에서 풀려 자유로워지는 과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고풀이는 가장 절제되고 예술적으로 형상화된 한풀이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한국인의 굿과 무당 (황루시, 문음사, 1988)
씻김굿 (이경엽, 한얼미디어, 2004)
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전라남도·전라북도·제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형태한 필 정도 길이의 베를 둥글게 매듭지어 만든다. 보통 7매듭 또는 9매듭으로 묶는다. 고는 쉽게 풀 수 있도록 홀매를 매지 않는다. 흰색 [무명](/topic/무명)베를 주로 사용하지만, 경우에 따라 노란색이나 검은색 [삼베](/topic/삼베)를 쓰기도 한다. 대상이나 종류에 따라 매듭이 달라지기도 한다. 전북의 [전금순](/topic/전금순) 무녀는 고를 세분화해서 파악하고 있다. 전씨는, 남자 조상의 고는 12매듭을 묶고, 여자 조상은 9매듭을 묶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성주고와 제석고는 12고, 열시왕고는 10고, 당산고는 9고, 조왕고는 8고, 칠성고는 7고, 천룡고는 7고를 맨다. 조왕고의 경우, 조왕이 팔만 사천 명에 이른다고 하여 앞 숫자를 따서 여덟 매듭을 묶는다고 하며, 칠성은 명칭 자체에서 이유를 찾고, 천룡신은 [칠성신](/topic/칠성신)과 관련 있는 존재이므로 마찬[가지](/topic/가지)로 일곱 매듭을 묶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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